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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시

별이 되었으면 해 / 詩 강문숙

by 전문MC 이재영 2007. 5. 13.


별이 되었으면 해

강문숙
  
난 네게로 가서
별이 되었으면 해.
너무 화려한 불빛을 지나서
너무 근엄한 얼굴을 지나서
빛나는 어둠이 배경인
네 속에 반듯하게 박혔으면 해.

텅 빈 네 휘파람 소리
푸른 저녁을 감싸는 노래
그러나 가끔씩은 울고 싶은
네 마음이었으면 해.

그리운 네게로 가서
별이 되었으면 해.
자주 설움 타는 네 잠
속, 너무 눈부시게는 말고
너무 꽉 차게도 말고
네 죽을 때에야 가만히 눈감는
별이 되었으면 해.




경북 안동 출생
1991년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1993년『작가세계』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 『잠그는 것들의 방향은?』 세계사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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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그리움이라든가 혹은 사랑이란 이런 감정일 겁니다.
단 하나의 별이 되고 싶은 마음,
너무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엄숙하지도 않은,  
캄캄한 밤하늘의 반듯한 배경이 되어
밤이고 낮이고 함께 있고 싶은 그런 마음일 겁니다
가끔은 슬픈 눈으로 먼 곳을 함께 바라보다가
텅 빈 저녁을 날아가는 새가 되기도 하고,
사는 일의 고단함과 쓸쓸한 여백을
밤새도록 도란거리도 하는 그런 느낌일 겁니다.

굳이 사랑한다고 고백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통하고,
미사여구로 포장하지 않아도
가슴이 먼저 아는 노래,
사랑이나 그리움이란 그런 소박한
가을빛깔일 거라고 믿습니다. [양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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