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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시

[스크랩] 별헤는 밤/윤동주 낭송:큰별

by 전문MC 이재영 2006. 1. 1.


    별헤는 밤/윤동주 낭송:큰별


    계절이 지나 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읍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짬,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읍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 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읍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 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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