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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시

가을에는 기차를 타고 /김춘경 / 낭송 김춘경

by 전문MC 이재영 2005. 11. 16.


    가을에는 기차를 타고 /詩:김춘경 (낭송: 김춘경) 또 가을이 왔습니다 지난 가을엔 깨우지 못했던 영혼의 종소리를 들으며 혼자서 기차 여행을 하고 싶었습니다 삶의 조각들이 차창에서 신음을 하며 두 눈에 부딪혀 와도 그 가을이 아름다울 꺼라 생각했습니다 고단했던 마음들을 달래며 그렇게 달리는 기차에 부서지는 그리움들을 싣고 싶었습니다 올 가을에도 가슴 시린 이 하나 곁에 없다 해도 애틋한 영혼 소리를 담은 혼자만의 기차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뿜어낼 모양없는 사연들 검은 연기로 날리며 내달리는 길 뒤돌아 보면 너무 빨라 아무 것도 잡히지는 않겠지만 갈 길이 아득해 종착역은 몰라도 기쁜 마음으로 갈 것입니다 그러다 세상에 태어난 것을 감사하며 하루를 기대어 왔던 지나간 날들이 차창에 어리면 반갑게 웃어 줄 것입니다 길가의 코스모스와 들꽃들의 미소, 사랑하는 사람들, 차창에 미끄러지는 바람의 소리를 사랑하겠습니다 또 가을이 왔습니다 또 어쩌면 고단한 날이 소리없이 찾아 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날, 그런 날이 오거든 나는 혼자서 기차를 타고 하염없이 달려갈 것입니다 영혼이 숨쉬는 기차를 타고.. - 사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