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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노래하는 게 시(詩)다. 시의 맛은 제 각각이다. 시는 노래를 통해 다시 태어나기도 하고, 낭송을 통해 시가 지닌 운율의 맛을 만끽하기도 한다. 시낭송에도 맛있는 낭송과 멋이 실린다. 김포문인협회 이재영 시인이 운영하는 시낭송교실은 시를 맛깔스럽게 하는 곳이다. 풍류가 흘러넘쳐 탁주나 소주라도 한잔 걸치고 싶은 분위기다. 40대부터 70대까지 30여명이 수강하는 시낭송 아카데미에는 시인들과 주부, 남녀노소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들 모습은 소풍가는 어린이처럼 마음 설레는 모습이 역력하다. 2주 만에 만나는 그립고 반가운 얼굴들에게 건네는 인사 속에서 끈끈한 유대감과 친근함이 느껴진다. 수업이 시작되자 그들은 이미 풍류를 아는 시인이다. 회원들은 시낭송을 하면서 실수 연발로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한다. 시낭송을 하는 사람은 시를 암기해서 해야 한다. 이날도 시 아카데미 교실 반장을 맡고 있는 해병대 상사 현순길 시인은 낭송 중에 사고를 쳐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낭송한 시가 기억에 나지 않자 제멋대로 낭송하는 모습이 걸작이었기 때문이다.
시낭송은 감성을 깨우는 것 외에도 당당함을 얻게 한다. 사람 앞에서 자기의 시 운율을 표현하다 보면 대중 콤플렉스를 극복하게 된다는 것.
무보수로 수업을 진행하는 이재영 강사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생기면 열정이 되고 그 열정이 곧 재능이 된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수업에서 느낀다"며 "시는 시인이 만든 영혼의 음식이다. 우리가 하루 세끼 먹어 배를 불리지만 좋은 시인이 만든 좋은 시는 지적수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역명사 초청시간에는 유명 인사를 초청해 시를 낭송하며 시 맛을 나누기도 한다. 시낭송을 해본 사람이 드문 경우를 생각하면, 초청받은 명사는 젊음의 샘물을 마신 셈이다.
시낭송이 끝나면 거나한 뒤풀이가 이어진다. 각각 준비해 온 과일이며 김치전, 시원한 맥주 등이 푸짐하다. 본회의보다 뒤풀이가 더 중요하다 했든가. 실감난 뒷담화와 평가는 자유로운 수업의 연장이다.
소리는 의미와 운율을 담으면 훌륭한 미학이 된다. 가장 정제된 문학, 그 정수(精髓)인 시의 맛을 내는 사람들이 시낭송인들이다. 오염되지 않은 옹달샘 물을 마시는 기분이다. 시의 맛과 소리의 미학이 만나는 곳이 시 아카데미이다.
시낭송 아카데미는 무료로 운영된다. 김포시민회관 2층 (사)한국예총 김포지회에서 둘째 넷째주 월요일 오후 7시에 열린다. 수시접수가 가능하다.
신청문의 : 982-5333
[인터뷰] 이재영 강사 (김포예총 부지회장 방송인 시인)
보고 듣고 말하는 낭송문학
# 시낭송하는 목소리가 좋다 고등학교 때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아버지께서 다른것은 못하더라도 신문만을 꼭 읽게 하셨다. 매일 읽는 신문이다보니 지겨웠다. 당시 '정오의 희망곡'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아나운서였던 이희옥 목소리가 너무좋아 흉내내어 읽었고, 3년이 지나니 아나운서 말투로 변해 있었다.
# 시낭송 맛은 시인이 영혼으로 빚어낸 최상의 언어는 시라고 생각한다. 시인의 경험과 굴곡을 자기성찰을 통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 시다. 이것을 입을 통해 낭송을 하다보면 그 시인의 경험을 함께 하게 되고 시인을 대신해서 노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시낭송은 보고 듣고 말하는 낭송문학이다.
# 수업 노하우는 무엇인가 시인과 시에 대해서 공부하고 숙지해 시에 담겨있는 진실과 뜻을 충분하게 설명해 준다. 그러면 낭송을 할 때 시가 가지고 있는 뜻을 음미하며 낭송하기가 쉬워진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한 가지는 칭찬을 해주고 한 가지는 지적을 한다. 그래야 시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고, 고쳐야 하는 것은 고칠 수 있으니까.
# 아카데미를 찾는 학생들에게. 이왕 하는 거 잘했으면 좋겠고, 도움이 됐으면 한다. 그래서 시낭송을 놀이로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별거 아닌 놀이에 빠져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윤현숙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