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재영 낭송시

그러나 어쨌든 / 詩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 낭송 이재영

by 전문MC 이재영 2007. 12. 20.
    그러나 어쨌든 詩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 낭송 이재영 거리는 매독환자의 코처럼 사라져 버렸다. 강은 침에서 흘러나온 색욕. 마지막 잎새까지 속옷을 벗어내던진, 6월의 정원은 보기 흉하게 황폐해졌다. 나는 광장으로 걸어나와, 진홍빛 가발을 쓰듯이 불타버린 구역을 머리에 뒤집어썼다.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들 -- 생각 없이 내뱉은 내 말에 그들은 발을 움직거린다. 그러나 사람들은 날 비난하지도, 매도하지도 않고, 예언자의 발 밑에 꽃을 뿌리듯 내 발 밑에 꽃을 흩뿌린다. 코가 없어져버린 이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다. 내가 그들의 시인임을. 당신들의 무시무시한 법정이 나는 무섭다, 술집처럼! 후끈 달아오른 사창가를 홀로 지나는 나를 매춘부들은 聖物을 나르듯 두 손으로 나를 이끌고 자신의 무죄를 신에게 증명한다. 신도 내 시집을 보고 통곡하겠지! 아무 말 못하고 온 몸을 부들부들 떨 뿐; 신은 겨드랑이에 내 시집을 끼고 하늘을 뛰어다니다가 숨이 차면 자기 친구들에게 시를 읽어 주겠지.

 

 

着語

 

천재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12세에 마르크스주의 문학서클에 가입하였으며,

14세엔 이미 정치범으로 세 번 체포된

소비에트 혁명기의 천재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10월 혁명을 열렬히 환영했던 그는 다양한 정치적 주제를 함유한 여러 형태의 시를 선보였으며,

강한 정치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문학성을 담보한 작품들을 다수 발표하였다.

그러나, 레닌의 죽음 이후 변화하는 소비에트 사회 속에서

점점 더 혁명의 외곽으로 밀려나게 되었던 그는 자신을 향한 비난과 압력, 내적 회의와 절망으로

1930년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에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언어의 위력과 예언력을 믿었던 시인 마야코프스키.

시간의 암석을 뚫고 낡았지만 여전히 무시무시한 무기처럼

그의 시가 먼 훗날까지 살아남으리라고 예언했던

그의 확신의 진원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