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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시

구멍은 소리를 만든다 / 詩 변종태

by 전문MC 이재영 2007. 8. 20.



구멍은 소리를 만든다



                               詩 변종태



삐끔 열린 창 틈에서
잠긴 듯 뚫린 퉁소의 구멍에서,
구멍은 클수록 저음으로 운다.
작은 구멍은 고음을 낸다.
사랑은 고음, 일상보다 한 옥타브 높은 소리를 낸다.
구멍 탓이다.
그대와 나의 헐거워진 구멍,
긴장 풀린 저음이 난다.
구멍을 스치는 바람이 소리를 만든다.
그 뒤로 하얀 물보라 밀려온다.




제주 출생  
1990년부터 <다층>으로 작품활동 시작  
제주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현, 제주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귤림문학동인  
신성여자중학교 교사  
계간문예 <다층> 주간
시집 <멕시코 행 열차는 어디서 타지>, <니체와 함께 간 선술집에서>  
논문 <미당 서정주의 초기시 연구-화자,화제,초점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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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사람과 사람사이,
관계의 밀접한 만큼
구멍의 크기에도 차이가 있다
부지불식간에 느슨해진
틈새로 바람이 불고,
바람은 갈수록 구멍의 크기를 넓힌다.
헐거워진 만큼 긴장풀린 저음이 나고
그 또한 인생이다.
지금 나의 구멍은 어느 정도
크기인 것인가.

 

[양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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