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멀어지는
- 안희선 -
(낭송 애니)
푸른 수의를 입은 대지는
거대한 묘지이다
힘겹게 묻어버린 사랑
더운 피를 꿈꾸다가,
차갑게 엎지른 애정이
불길한 운명에 스며들었다
회한의 은신처에서
신음하는 신록의 계절이
너무 고와, 슬프다
그대와 나 사이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눈물은, 이제 마지막 이별의
징검다리
아, 은혜의 정원 밖에
깊이 파묻힌 창백한 영혼은
호소조차 못하는 영원한
상실을 품었다
그리움이여,
사랑하는 사람이여,
이젠 안녕
아름다운 날들은 지나갔고,
무거운 침묵의 바다에
우리들의 별이,죽음처럼 잠긴다
희미한 도취처럼,
잊지못할 사랑의 빛이
모든 것이 멈추는 동안에도
잠시, 내 안에 머뭇거렸다
서글픈 계절이 푸르게
짙어간다
뜻 없는, 햇살 아래
무심한 표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