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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낭송시

나는 그를 부르지 않았다 / 글 애니 이재영 / 낭송 애니

by 전문MC 이재영 2005. 11. 28.


    나는 그를 부르지 않았다

    글 애니 이재영

    (낭송 애니)



    환상뿐인 내 눈빛 때문이었을까.
    숨죽이며 그가 내게 온것이.

    슬픔뿐인 그의 몸짓때문이었을까
    끝내 거절하지 못한 내 사랑의 시작이

    공허한 웃음뒤에 그의 손을 잡았다.
    잡은 손이 저려옴을 눈치채지 못한채

    나는 그를 부르지 않았으나,
    그는 빈 틈뿐인 내가슴에 들어와 앉았다.
    "당신으로인해 빛을 봐.."
    그랬지,당신은.

    그는 내사랑을 강요하지 않았으나,
    나는 그의 거친 두손에 입맞추고 있었다.
    "당신을 내게 준 신께 감사해.."
    그랬어,난.

    축복인줄만 알았다.
    끝을 예감하지 못한 내 무지는
    타협하지 않고 나를 망가트리는데..
    나만 몰랐다.

    그것은 축복이 아닌 형벌이었다.
    죽음보다 더한 지독한 형벌.
    형틀에 매인 나는 비명조차 지를수 없었다.
    내뱉지 못한 비명은 할키며 내동댕이 치며
    날카롭게 내살을 파고 들었다.
    후미진 산골의 승냥이처럼
    살을 에이는 세상의 시선에 떠밀려
    그의 손을 놓으며 신께 퍼부었다.
    "그를 내게 보내준 당신이 밉습니다."

    명치께가 썩어가는 내 가슴이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