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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낭송시

개도 브레지어를 찬다 / 詩 이정록 / 낭송 이재영

by 전문MC 이재영 2007. 12. 4.
  
개도 브레지어를 찬다 
                      詩 이정록 / 낭송 이재영
점심시간이 되면 
식당은 아이들을 쏙 빨아들인다 
심심해진 운동장 한 가운데로 
어미개가 강아지 여섯 마리를 데리고 간다 
이렇게 넓은 세상도 있단다 
이렇게 넓은 세상도 작은 모래알들이 주인이란다 
젖통을 출렁거리며 제 새끼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새끼들은 자꾸 급식실 식단표 
고등어조림에다 코를 들이밀 뿐이다 
참고 젖이나 먹자고, 서둘러 
운동장을 벗어나 문방구 안마당으로 들어간다  
어미개가 밥그릇에 주둥이를 들이밀자 
콩꼬투리처럼 새끼들이 어미 젖통에 매달린다 
젖을 가리기엔 우리들의 입이 젤 좋지요 
뒷발에 힘 모으고 쪽쪽 쪽쪽 젖을 빤다 
강낭콩 같은 젖꼭지들이 제 브레지어의 솜털을 
흠씬 적셔놓는다, 어미 개만이 
브레지어를 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