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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낭송시

더 이상 노부는 바다를 노래하지 않는다/詩 임채석/영상 임시연/낭송 이재영

by 전문MC 이재영 2007. 5. 16.

      더 이상 노부는 바다를 노래하지 않는다 / 詩 임채석 늙은 어부는 이제, 파란 바다를 노래하지 않는다. 겨울을 지나온 빈곤의 손등은 게딱지 모양으로 갈라져 삶의 고통이 드리우고 어두움 지운 얼굴은 해초냄새에 묻힌 인간미를 주우려 깊은 바다에 내릴 그물코를 손보고 있다. 웃음의 노래치며 살아온 만선의 기쁨은 이제 이 바다에 없다. 차가운 파도, 몸 지쳐 우는 바다에 고통과 절망의 세월이 쭈글쭈글 서글프게 새겨놓은 주름 속 늙은 어부의 몸 사위, 몽글리 피어난 새벽 안개 속, 한숨을 집어삼키며 운명의 바닷속에 묻힌 좌절된 인생 되어 힘없는 구박 덩어리 그물은 바다로 떨어진다. 걷어올리는 그물 자락에 덩그런 봄 도다리 하나, 화난 어부는 여체에 굶주린 사내처럼 거칠게 고기를 그물로부터 벗겨낸다. 희망은 썰물 되어 빠져나가고 축 늘어진 어깨는 고통 되어 엄습하는데 헝클어진 마음 다 잡아 보며 뱃길을 돌린다. 쾌락의 삶들이 뱉어낸 검 붉은 바다는 노부의 마음을 잡지 못할 때 더 이상 노부는 파란 바다를 노래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