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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눈뜰때 / 詩 장옥관(1955~)

전문MC 이재영 2007. 8. 3. 11:58



저녁이 눈뜰 때



                           詩  장옥관




쓸쓸하여라, 가로등이여!
휘청,
허기(虛飢)가 굽었구나

휑뎅그레......
외눈의 머리통이 꾸벅, 졸음에 겨웁구나

텅, 텅, 텅,
내장을 환히 밝힌 채 맴도는
위통(胃痛)의 노선 버스여!

그렁그렁 글썽이는 밤별의 눈시울
들썩이는 저 지붕 아래






1955년 경북 선산 출생
계명대 국문학과,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김달진 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황금 연못>, <바퀴 소리를 듣는다>, <하늘 우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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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늦은 밤, 하루 일과를 끝마치고
터벅터벅 귀가하는 가장을
골목길,
등굽은 가로등이 먼저 맞는다.
허기와 졸음 가득한 표정이
가장의 발자국 소리를 닮았다.
텅텅 빈 노선버스는 어쩌자고 밤이
이슥하도록 저 쓸쓸한 풍경을
맴도는 것인지...
밤별은 눈시울이 젖고,
가장을 반갑게 맞는 지붕아래 풍경이
못내 환하다.

 

[양현근]